스웨덴은 남북으로 길게 뻗은 나라지만, 그 중심에는 세 도시가 있다. 수도 스톡홀름(Stockholm), 서해안의 항구도시 예테보리(Göteborg), 그리고 덴마크와 맞닿은 남쪽의 말뫼(Malmö). 세 도시는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니면서도 스웨덴의 정체성을 함께 담고 있다. 스톡홀름은 세련된 수도의 품격을, 예테보리는 예술과 미식의 도시로서의 따뜻함을, 말뫼는 젊고 혁신적인 감성을 상징한다. 이번 글에서는 이 세 도시를 비교하며, 여행자가 자신의 취향에 맞는 스웨덴 여행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자세히 안내한다.

스톡홀름 – 물 위의 수도, 감성과 세련미의 조화
스웨덴의 수도 스톡홀름은 14개의 섬과 50여 개의 다리가 연결된 ‘물의 도시’로 불린다. 도시 전체가 호수와 바다로 둘러싸여 있어, 어디서든 물과 함께하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구시가지인 감라스탄(Gamla Stan)은 중세 유럽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어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지역이다. 좁은 골목길 사이로 노란색과 붉은색 건물이 늘어서 있고, 거리의 작은 상점에서는 전통 공예품과 북유럽 특유의 디자인 소품을 판매한다.
스톡홀름의 대표 관광지로는 바사 박물관(Vasa Museum), 스칸센 민속촌(Skansen), ABBA 뮤지엄이 있다. 바사 박물관은 17세기 침몰한 전함을 그대로 복원해 놓은 곳으로, 역사와 기술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또한 스톡홀름의 지하철역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예술 지하철로 유명하며, 각 역마다 벽화와 조명이 독특한 테마를 보여준다.
도시 분위기는 매우 세련되고 정돈되어 있으며, 커피 문화가 발달해 피카(Fika)를 즐길 수 있는 감성 카페가 곳곳에 있다. 여름에는 노을이 길게 이어져 저녁 10시에도 햇살이 남아 있고, 겨울에는 눈 덮인 시청사와 고요한 운하의 야경이 낭만적이다. 스톡홀름은 ‘고급스럽지만 따뜻한 북유럽 감성’을 느끼고 싶은 여행자에게 이상적이다.
예테보리 – 항구의 낭만과 예술의 도시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Göteborg)는 서해안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상업과 문화가 공존하는 활기찬 분위기를 자랑한다. 수도 스톡홀름보다 한층 여유롭고, 사람들의 성격도 따뜻하고 유쾌하다. 예테보리는 바다와 가까워 신선한 해산물 요리로도 유명하며, 도시 곳곳에서 ‘로컬 미식’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은 피스케쾨르카(Feskekôrka)로, 고딕 양식의 건물 안에서 각종 생선과 해산물을 직접 고르고 바로 조리해 먹을 수 있다.
예테보리는 예술의 도시이기도 하다. 예테보리 미술관(Göteborgs Konstmuseum)에는 노르딕 화가들의 작품부터 피카소, 모네의 명작까지 전시되어 있으며, 매년 열리는 예테보리 영화제는 북유럽 최대 규모의 영화 축제로 자리 잡았다. 또한 리세베리 놀이공원(Liseberg)은 스웨덴에서 가장 큰 테마파크로, 여름에는 현지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 붐빈다.
예테보리의 거리 풍경은 항구도시답게 낭만적이다. 트램이 천천히 달리는 중심가에는 오래된 카페와 소박한 서점이 즐비하고, 해안선을 따라 걷다 보면 북유럽의 자연이 주는 여유와 평온함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예테보리는 스웨덴의 ‘따뜻한 현실감’을 보여주는 도시로, 인간적인 매력을 선호하는 여행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말뫼 – 젊음과 혁신이 살아 있는 도시
스웨덴 남단에 위치한 말뫼(Malmö)는 덴마크 코펜하겐과 오레순 다리(Öresund Bridge)로 연결된 도시로, 북유럽의 관문 역할을 한다. 예전에는 산업 중심지였지만, 최근에는 첨단 기술과 창의적인 건축이 어우러진 혁신도시로 변모했다. 말뫼의 상징인 터닝 토르소(Turning Torso)는 190m 높이의 나선형 마천루로, 세계 최초의 비틀린 고층 건축물로 유명하다. 이 건축물은 도시의 현대적 이미지를 대표하며, 말뫼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말뫼는 젊고 활기찬 도시다. 도시 곳곳에는 친환경 자전거 도로, 지속 가능한 건축물, 현대미술관 등이 조화를 이루고 있으며,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어우러진 다문화 도시로서의 특징도 강하다. 특히 말뫼의 미트 스퀘어(Möllevångstorget)는 세계 각국의 음식과 예술이 공존하는 지역으로, 현지인뿐 아니라 외국인 여행자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다.
또한 말뫼는 ‘지속 가능한 여행’의 선도 도시로 평가받는다. 도시의 대부분이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운영되며, 쓰레기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철저히 관리된다. 여행자들은 이러한 도시 시스템 속에서 자연스럽게 ‘친환경 여행’을 실천하게 된다. 말뫼는 북유럽의 미래와 젊음을 동시에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꼭 추천할 만한 도시다.
스톡홀름, 예테보리, 말뫼 — 이 세 도시는 스웨덴의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다. 스톡홀름은 세련된 예술성과 도시의 품격, 예테보리는 따뜻한 인간미와 해양문화, 말뫼는 혁신과 젊음의 상징이다. 여행의 목적이 무엇이든, 세 도시를 연결해 여행한다면 스웨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 번에 체험할 수 있다. 만약 첫 스웨덴 여행이라면, 수도 스톡홀름에서 시작해 예테보리의 미식과 예술을 즐기고, 마지막으로 말뫼의 자유로운 감성으로 마무리해 보자.